Page 17 -
P. 17

매일이면 학교에 가야 했던 초중고등학생의 일상. 1~8교
                 시 후 자율학습. 이후 좀 더 자유로워지긴 했으나 별다를 것

                 없이 비슷한 나날을 반복해온 대학 생활(군 생활의 엄격한 시간
                 관리는 굳이 예시로 들지 않겠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출근해야

                 만 하고, 야근을 밥 먹듯 하고도 억지 회식에 이른 아침 출근
                 에 몸을 혹사시키고, 그 가운데에서도 버티는 삶을 살고 있

                 는 이 땅의 많은 직장인들. 하지만, 좀처럼 바라는 ‘내일’은
                 오지 않고 언제나 ‘내일의 가장자리’에 머물러 또 하루를 반

                 복하고 있는 우리들.
                   감독은 바로 그 지점을 놓치지 않는다. 바에 앉아 술을 마

                 시는 케이지의 한숨과 표정을 통해 수도 없이 똑같이 반복되

                 는 전투에 대한 지겨움, 회의감, 매너리즘을 표현한다. 삶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비슷하지 않은가.



                   니체  Friedrich Nietzsche 는 ‘영원회귀’라고 말한다. 이 개념은 직

                 역하자면, ‘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         Ewige Wiederkehr des Gleichen ’을
                 의미한다. 시간은 순환적이고, 동일한 사건들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출근, 상사의 지적, 클라이언트의 끊이지 않는 요구, 가계
                 대출의 발생, 가족 문제, 취업 문제, 취업에 성공해도 여전히




                                                               03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