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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덕분에 우리 〈화앙당〉이 쫄딱 망해 버렸거든.
하지만 그딴 일로 기가 꺾일 내가 아니지. 새로 연 가게
에서 당신하고 한 번 더 승부를 겨뤄 보려고.”
“저는 거절하겠습니다.”
베니코는 전에 없이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이미 요도미 씨하고는 여러 차례 승부를 겨루었습니
다. 이제 슬슬 싸움을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우
리는 우리고, 당신은 당신이지요. 우리 가게가 마음에 안
드신다면 가까이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미안하지만 그건 안 되겠는걸. 나 스스로 승부가 명
백히 가려졌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당신이 상대
해 줘야겠어.”
“…….”
“하지만 안심하라고.”
갑자기 요도미의 목소리가 간사하게 바뀌었다.
“이번에는 어둠의 골목 경찰이 출동할 일은 없을 테니
까. 나도 두 번 다시 새장에 갇히는 건 딱 질색이고. 그럼
난 이만 갈게. 개업 준비로 바빠서. 곧 다시 보자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요도미는 휙 나가 버렸다.
프롤로그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