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P. 5
그러나 온몸에서 묘하게 불길한 기운이 뿜어 나왔다.
그 때문인지 소녀는 마치 어둠의 화신처럼 보였다.
소녀는 베니코를 똑바로 노려보더니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었다.
“오랜만이네, 베니코.”
기분 나쁜 목소리다. 노파처럼 걸걸하고 탁한 목소리
에 어린아이처럼 어리광 섞인 말씨가 기이하고 기이하
다.
베니코는 순간 몸이 굳었지만 이내 웃음을 되찾았다.
“이런, 이게 누구신가요? 요도미 씨 아닙니까? ……언
제 새장에서 나오셨습니까?”
“인제 막 나오는 길이야. 내가 나온 걸 당신한테 맨 먼
저 알리고 싶어서……. 새 가게 소식도 알려 줄 겸 인사
하러 왔어.”
“새 가게라고요?”
“그렇다니까!”
요도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요도미는
번뜩번뜩 불꽃 튀는 눈으로 베니코를 노려보며 천천히
말했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