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P. 29

그랬더니 아들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그 친구 때문

                 에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애는 우리 반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야. 나한테도 그랬고. 친하

                 게 지내면 안 괴롭힐 것 같아서 친하게 지내왔는데 이번에 이런 일이

                 생겼어.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동안 힘들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면서 왜 엄마에게 말

                 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담임교사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선생님 찾아뵙고 말씀드려야겠다”고 하니 아들이 “선생님도 아셔. 그

                 리고 엄마가 말씀드리면 선생님이 그 아이한테 뭐라 할 거고, 그럼 일

                 이 더 복잡해져.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라며 말렸습니다.

                   아들에게 “힘들지 않겠어? 그 아이는 왜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 같아?”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집에서 엄마에게 많이 혼나는데 그

                 마음을 학교에 와서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푸는 것 같아”라고 했습

                 니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안됐어”라고 했습니다. 아들이 훌쩍 커 보였

                 습니다. 저는 안 열리는 립밤 뚜껑을 억지로 열고는 남은 양을 제가 쓸

                 생각으로 다른 용기에 덜어냈습니다. 그리고 “이거 좋다. 덕분에 좋은

                 거 쓰네” 하며 아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습니다.

                   며칠 뒤에 학부모 상담이 있어 담임교사를 찾아갔습니다. 아들의 학

                 교생활에 대해 얘기하다가 아들이 말한 반 친구에 대해 물었습니다. 다

                 행히 담임교사는 그 아이의 그런 행동들을 알고 있었고 지켜보고 있다





 80   ┃  2장 _ 학교폭력,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02 _ 아이들 싸움은 아이들끼리 해결해야 한다?   ┃  81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indd   81                                               2020-04-10   오후 5:45:57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