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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3억원짜리 전세를 살던 사람이 전세보증금을 빼서 매입자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을 대출 받는 경우를 예로 보더라도, 집
한 채를 겨우 마련하는 데 그칠 뿐 그렇게 많은 대출을 깔고 앉아서는 미
래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도 사는 동안 집값은 오르지 않느냐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물론 내
가 살고 있는 아파트 시세가 오른다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
만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이사한다면 제3의 지역으로 가지 않는 이상 기존
생활권인 그 근처에서 살아야 하는데, 근처 아파트들은 모두 같은 입지의
영향을 받아 올라도 같이 오르고 내려도 같이 내린다. 시세차익만큼 인근
집값도 오르므로 결국 내가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없는 셈이다.
전세를 끼고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매입한다면?
투자 목적으로 생각해도 마찬가지이다. 다음 장의 그래프를 보면 서울의
평균 전세가율은 가장 높았던 2015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9년 말 기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사실을 감안
할 때 투자 목적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매매가가 7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최소한 순수 보유자금이 3억 5,000만원 정도 필요하다는 계산
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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