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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양복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평범한 회사원 같았

               다. 그러나 표정은 어둡고 눈에는 분노가 이글이글 끓어

               오르고 있었다.
                 날름. 소녀는 다시 혀를 쩝쩝거리고는 남자 앞을 막아

               섰다.
                 “잠깐만요. 무슨 일 있어요?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짓

               다니 기분이 무척 언짢은가 봐요. 이야기해 보세요. 무슨
               이야기든 들어 줄 테니까요.”

                 소녀는 걸걸하지만 묘하게 어리광이 섞인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남자의 손을 잡았다. 남자는 깜짝 놀랐지만
               마법에 걸린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남자의 손을 잡자 소녀의 눈앞으로 어떤 광경이 차르
               륵 펼쳐졌다.

                 그곳은 어느 사무실 안이다. 책상들이 나란히 놓였고,
               컴퓨터와 쌓인 서류들 사이에서 사람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30대 정도의 아주 잘생긴 남자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
               며 소녀 쪽을 보고 말을 건다.

                 “와타누키, 자네가 제출한 보고서 말이야, 또 틀렸어.






                                                            프롤로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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