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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닫는 아이가 되어보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지금 테네시주 녹스빌의 어느 여름날 저녁에 관
                  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그 시절 나는 아이라는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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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잘 숨기고 있었다.”  저녁식사 후 식구들이 외출을
                  나가고, 스프링클러가 물줄기를 흩뿌리는 정원에서는 아
                  이가 삐걱대며 흔들리는 그네 의자에 앉아 몽상에 빠진다.

                  그리고 그때,


                       잠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나를 그녀에게 데려

                       간다. 묵묵히 나를 받아들이고, 친숙하며 품행 단
                       정한 일원으로 대해주는 내 가족. 하지만 그들은,

                       오, 안 돼, 지금은, 앞으로도 절대, 그들은 내가 누
                       구인지는 절대 내게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2



                       지나간 것들에 대한 에이지의 추억은 우리 각자의
                  삶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지구 위에

                  살고 있다는 경이로움, 뿌연 안개처럼 미래로 가는 길 위
                  를 맴도는 두려움, 그런 와중에도 핏줄을 타고 흐르는 삶
                  의 기쁨 같은 것들 말이다.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  이

                  압박감, 고통스러운 몸뚱이, 피곤한 영혼, 그리고 머릿속
                  과 뼛속까지 스민 권태감은 대체 뭐란 말인가 ?  불안해하
                  면서도 스스로에게 더할 수 없이 충실하던 그 아이는 대




                                         1. 남자가 물려받은 것: 허상, 역할, 기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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