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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진짜로 도망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 공포감이 히
데모토 마음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아아, 쉬고 싶다. 이 으스스한 공포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마음 저 밑바닥에서 이런 생각이 올라왔을 때였다. 문
득 낯선 기운이 느껴져서 히데모토는 뒤돌아보았다.
좁다랗게 난 골목의 구석진 곳에 작은 가게 하나가 있
었다. 오래 되어 보이는 건물인데 〈전천당〉이라고 적힌
멋진 간판이 걸려 있다. 밤늦은 시간인데도 영업을 하는
모양이다.
대체 뭘 파는지 눈을 비비고 살펴본 히데모토는 깜짝
놀랐다. 알록달록한 과자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기 때문
이다.
‘과자 가게구나. 어릴 때 자주 갔었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처음 훔친 물건도 과자였어. 주인 할머니의 눈
을 속여 새빨간 젤리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가슴을 벌
렁거리면서 가게를 나왔었지. 그때부터 나는 바른 길에
서 벗어나 도둑의 길을 걷기 시작한 거야.’
과거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느끼면서 히데모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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