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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즈Julie, or the New Heloise》의 한 구절이지요.




                원한다면 우리는 행복 없이 지낼 수 있다. 원하는 걸 얻고
                나면 덜 기쁜 법. 행복해지기 전까지만 행복할 뿐.




             루소가 쓴 문장이지만 마치 나탈리의 철학을 한마디로 정
           리한 것 같습니다. 그녀의 삶은 어머니와 남편, 아이들과 학

           생들…… 늘 누군가를 돌보고 챙기느라 너무 바빴습니다. 하

           지만 아이들은 장성해 집을 떠났고, 자신에게 매달리던 불쌍
           한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고, 남편은 애인에게로 떠났으며, 아

           끼던 제자 파비앵도 산속으로 떠났지요.

             그녀 옆에는 이제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상실 앞에서
           쓸쓸히 눈물지으면서도 그녀는 그 모든 것을 담담히 받아들

           입니다. 나탈리는 난생처음 누리게 된 자유를 반기는 듯합니

           다. 욕망을 좇아 헤매지 않고, 타인에게 의존하지도 않은 채
           자신의 중심을 잡고 살았기에 이별과 상실에서 오히려 자유

           를 발견합니다. 나탈리는 신산했던 삶, 일상의 다양한 고통을

           겪어내면서도 삶에서 자신의 철학을 끝까지 구현했습니다.
           “행복을 갈망하면서 비참해하고, 진리를 갈망하지만 어리석

           은 존재”로 인간을 그렸던 파스칼이나, “행복의 진정한 원천

           은 자신의 내면에 있다”며 사람들로부터 도망쳐 자연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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