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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던 루소의 철학보다 나탈리의 삶이 더 깊은 울림을 남기
는 것은 그 때문일까요? 그녀가 보여주는 행복의 대안은 ‘만
족감’입니다. 요란한 행복이 아닌 잔잔한 만족감만으로도 삶
이 충분히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괴로울 때 괴롭더라도 강렬한
쾌감과 신남, 크나큰 즐거움과 행복이 있기를 바라나요, 아
니면 작은 빛을 알아보고 나지막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
박한 즐거움을 바라나요? 행복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면 나
는 늘 쇼펜하우어의 말이 떠오릅니다. 스스로 만족스럽고 절
제된 삶을 살았던 그는 “행복은 환상이지만 고통은 실재하는
것”이라고 했죠. 삶의 무게, 혼란, 온갖 고민과 어려움이 있더
라도 틈틈이 빛나는 순간은 있는 법입니다. 문득 계절이 바
뀌는 순간을 목도할 때의 신비로움, 반가운 친구를 만나 대
화를 나누는 즐거움, 낯선 골목길을 걸어보거나 한 번도 읽
지 않았던 작가의 책을 읽을 때의 흥미로움.
때로는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이 밀려오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의미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피하고 싶은 감정이라 해도 하나하나 귀 기울여보면 어느새
다른 감정과 생각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미처 몰
랐던 일상의 소중한 구석을 발견해낼 수도 있지요. 어느 누
구도 감정을 마음껏 다룰 수 없고 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4부. 우리를 ‘변화’시키는 순간 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