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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를 통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림 속의 두 번째 인물인 석가모니에게 지상에서의
삶은 쓰디쓴 것이다. 삶은 집착과 욕망으로 가득하고,
그 집착과 욕망 때문에 고통이 생겨난다. 석가모니의 눈
에 비친 세상은 유혹의 덫으로 가득한 곳이고, 환상을
만들어내는 곳이며, 모든 생명에게 고통의 수레바퀴와
도 같은 곳이다. 불교도들은 평화를 얻으려면 ‘진흙탕
같은 세상’을 초월해 열반涅槃에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열반이란 문자 그대로 ‘바람 한 점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발상지인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불교는
중국인들의 낙천적인 성격에 맞추어 많은 변화를 거쳤
지만, 독실한 불교신자들은 여전히 일상생활 속의 씁쓸
한 바람들이 열반에 이르는 길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노자의 시각에서는 하늘과 땅 사이에 본래부터 존재
하는 자연스러운 조화를 누구든 언제든지 발견할 수 있
다. 하지만 유교의 온갖 규칙을 따라서는 그 조화를 발
견할 수가 없다. 《도덕경 道德經》에서 노자가 선언한 대로,
땅은 본질적으로 하늘과 닮았으며 동일한 법칙을 따른
다. 다만 그것은 인간의 법도가 아니다. 하늘과 땅의 법
칙은 멀리 떨어진 행성의 회전은 물론이고 숲속의 새들
푸의 찰흙?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