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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하는 작은 가게를 발견한다. 우리는 가게 안으로 들어

                 가서 혹시 우화적인 작품이 있으면 좀 보여달라고 청한

                 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의미’를 지닌
                 그림. 점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마침 그런 그림이

                 있답니다. <식초 맛보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의 복제품

                 이에요 !” 점원은 우리를 커다란 탁자로 데려가서 두루
                 마리를 펼쳐놓고 보여준다. 점원은  “제가 처리할 일이

                 있어서 잠깐 실례할게요”라고 말한 뒤 가게 안쪽으로
                 사라진다. 우리 둘을 그림과 함께 남겨두고.

                   복제품 그림은 최근에 제작된 것 같다. 하지만 원작

                 은 오래전 그림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정확한 제작
                 연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작품의 주제는 잘 알려져

                 있다.
                   식초가 담긴 커다란 항아리를 둘러싸고 세 남자가 서

                 있다. 세 남자는 각자 식초에 손가락을 하나씩 담갔다

                 꺼내 맛을 본다. 세 남자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각기
                 다른 반응을 의미한다. <식초 맛보는 사람들>은 우화적

                 인 작품이다. 세 남자는 그저 식초를 먹으러 온 사람들

                 이 아니라 중국의 ‘세 가지 가르침(중국의 삼교 三敎 , 즉 유
                 교,  도교,  불교를 가리킨다–옮긴이)’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푸의 찰흙?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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