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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목적, 그때그때 달라도 괜찮아



                한 달을 예상하고 떠났던 첫 여행은 9일 만에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여행
                기간이 3주일이나 줄어든 이유는 ‘생각보다 힘들어서 적당히 하다가

                포기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차를 얻어 타고 여행하기엔 너무

                좁아서’라는 변명을 하고 싶다. 변명이라고는 했지만 사실이 그랬다.
                히치하이킹 하는 장소만 잘 잡으면 하루 만에 국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애초에 여행의 목적이었던 ‘멋진 사진’은 단 한 장도 건지지 못했다. 하지만
                남들과 조금 다른 엉뚱한 생각 덕분에 내가 경험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크게

                느끼지 못했던 일상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 소중한 여행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뭘 얻고 올 것인가, 왜 떠나는가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가끔은 청춘의 엉뚱하고 발랄한 본능에 몸을 맡기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주변을 둘러보면 ‘왜 그런 여행을 해?’,
                ‘왜 그런 일을 해야 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잘 찾아보라.

                아무 이유 없이, 조건 없이 동조해 줄 멋진 친구들이 분명 있을 테니까.
                그 기간이 짧든 길든 맨몸으로 한 번 떠나보라니까!

















                류시형   »   사람   »   한국 무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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