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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셀 수 없이 많이 했다.

                      결정적으로 우린 사진을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충격이며
                      발견이었다. 겉멋에 취해서 필름 카메라부터 덜컥 사긴 했는데, 필름 끼우는

                      방법도 제대로 몰라 필름을 3통이나 날려 먹었다. 그 뒤로 멋진 사진은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9일 동안 문경새재를 지나 속리산의 천황봉에 오르고, 금산, 전주 등

                      대한민국 곳곳을 누볐다. 여행의 시작은 멋진 사진을 찍어보자는 것이었지만

                      여행 하루하루, 아니 1시간마다 그 생각은 바뀌었다. 대학교에 입학해 서울에
                      처음 왔던 때 느꼈던 신세계를 무전여행을 하면서는 수시로 느꼈다.

                      집에서 무심히 했던 샤워가 얼마나 소중한지, 별 생각 없이 쓰던 휴지 한

                      장도 얼마나 아까운지, 햇살 아래 누워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 모든 것들을 수시로, 아주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사소한

                      행복의 가치는 사진을 잘 찍어 보겠다던 애초의 목표와 차원이 달랐다.
                      굶기도 많이 굶고 힘든 순간도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느 때보다 더 밝게 웃었던 것 같다. 여행은 힘들었지만 우린 싸우지 않았다.

                      서로를 잘 알기에 그랬을 수도, 설 프로가 중재를 잘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보통 의견이 다르면 다수결로 결정했는데 그 결정이 아쉬워도 언성을 높이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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