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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가르치려던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거리를 거닐면서 마
주치는 모든 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당시 아테네는 인구가 적어서
시민들 대부분이 서로 아는 사이였다). 그리고 상대가 무엇을 믿는
지,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삶에서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아냈다. 뒷
날 아테네 시민들이 그를 불경죄로 재판에 회부했을 때, 소크라테스
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거리를 다니면서 젊은이든 노인이든 상대
를 가리지 않고 설파하려던 것은 몸이나 재산만 돌보지 말고 영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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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최선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는 얘기였소.” 점잖고
도 유머러스하게 자신을 낮추면서,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자기 삶
의 철학을 들여다보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도록 이끌었다. 소크라테
스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경험이었지만, 사람들은 그
와 얘기를 나누기 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한마디로, 깨어
났다.
인지행동치료는 이런 ‘소크라테스적 방법론’을 새롭게 창조하
여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기술을 가르친다.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때
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듯 소파에 누워서 혼잣말하듯 주절주절 이야
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의자에 등을 세우고 앉아서 치료사와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눈다. 치료사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지닌 믿음을 찾
아내고, 그 믿음이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형성하는지, 그 믿음이 이
치에 맞는지 알아보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되는 법을 배워서, 부정적인 감정이 발
목을 잡을 때면 스스로 ‘내가 지금 현명하게 반응하고 있나?’ ‘이 반
응은 합리적일까?’ ‘더 현명하게 반응할 수 있었을까?’라고 묻기에
1. 소크라테스가 권하는 삶에 질문을 던지는 기술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