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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소크라테스의 낙관주의에 이의

                       를 제기할 것이다. 어리석은 자기계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할지
                       도 모른다. 애당초 인간이 스스로를 알 수 있기나 하느냐고 의심할

                       것이다. 인간의 의사결정이란 것이 유전자나 신경전달물질 때문에,

                       편향된 인지 탓에, 아니면 우연히 처하는 상황에 따라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듯 보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지적할 것

                       이다. 인간의 합리성에는 한계가 있다며, 자신의 감정에 의문을 제
                       기하는 능력이 얼마나 약한지 꼬집을 것이다. 인간에게 습관적 사고

                       방식이나 행동방식을 바꿀 능력이 있다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할 사
                       람들도 있을 것이다. 급기야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끊임없이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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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운명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일부 과학자들은 실제로 자유
                       의지나 의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신비주의에 기초한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들에 따르면, 우리는 물질적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적 존재들이고,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물
                       리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만일 우울증이나 사회불안장애 등

                       정서장애 기질을 강하게 타고난다면, 유감스럽지만 그런 장애를 갖
                       게 된다는 얘기다. 그 생화학적 장애를 이겨낼 유일한 방법은 다른

                       화학물질들을 가지고 균형을 맞춰보는 것이다. 물질적 문제는 물질

                       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의식과 이성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옳았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우

                       선, 특정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감정 역시 바뀐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신경과학적 증거가 있다. 신경과학자들은 이것을 ‘인지적 재평

                       가cognitive re-appraisal’라고 부르고,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그 기원을 찾




                                                 1. 소크라테스가 권하는 삶에 질문을 던지는 기술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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