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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명이 결혼하고, 20만 명이 이혼한다고 하지요.  결혼생활을 하
                       다 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와 맞닥뜨리기도 하고, 배우자는
                       물론 자기 자신에게서도 새롭고 낯선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성장과 발달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을 때까지 계속 변화하고 성장한다

                       고 봅니다.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아 소머빌 Leah Somerville은 인
                       간의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서른 살이 될 때까지도 일부 뇌 영

                       역은 성숙이 덜 된 채로 남아 있기 때문에 과연 언제부터 법적으

                       로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지 재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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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성인이라고 해서 완전히 다 성장한 것이 아니듯, 부부관계도
                       결혼을 했다고 해서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혼생활 역시 계속 성장하고 변화해나가는 것이죠. 그래서
                       부부관계는 작은 노력들이 쌓이면서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

                       하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실망과 포기가 반복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부부 사이가 아주 좋고 예비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이를 건강

                       하게 키울 준비가 됐을 때 아이가 태어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

                       지만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부모 될 준비라는 게 사실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부부가 서로 믿고 존중하고 아끼며 전반적
                       으로 동등하고 유연하게 역할과 권리를 나눠 가질 수 있으면 부모

                       가 될 준비를 갖춘 것이죠. 그래서 ‘부모’가 아니라 ‘부부’가 먼저





                                           1장. 나는 왜 항상 휘둘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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