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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려드는 것과 공감 사이



                 내가 마음이 약해서 거절을 못하거나 지나치게 공감을 잘해서 손

                 해 볼 때가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칼라 매클래런

                 Karla McLaren 박사는 이런 사람들에게, ‘말려드는 것 enmeshment’을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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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공감은 ‘모든 것을 덮어두고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고요.

                    가족이나 친구, 연인 사이에, 또는 회사 동료에게 “당신이라

                 면 내 편을 들어줬어야 하는 거 아냐? 왜 그렇게 내 마음을 몰라!”
                 하며 섭섭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처지와 맥락

                 에 따라 생각이나 느낌이 다를 수 있는데도 ‘우리는 생각이 같아야

                 해’라고 믿은 나머지 상대를 다짜고짜 추궁하거나, 아니면 ‘같이
                 느끼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모두

                 공감이 아니라 ‘말려드는 것’에 해당합니다.

                    공감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매클래런 박사에 따르면,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신의 것과 구분하지 못한 채 그저 동의하고 따

                 라가는 것은 말려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 그러니까 무의식적으로 ‘말려들기’를 강요하기도 하고 당하기

                 도 합니다.
                    ‘말려든’ 상태에서는 내 감정을 타인의 감정에서 분리시키기

                 가 힘듭니다. 그래서 지지하고 공감하는 수준을 벗어나 타인의 감





                                        내 마음을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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