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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자기 옆에 남아주길 원합니다.

                          이렇게 융합된 아이는 장차 성인이 되어 여러 가지 부정적인
                       심리적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자율성을 기반으

                       로 서로 의지하는 친밀한 대인관계를 잘 맺지 못합니다. 정서조절

                       이 잘 안 되어 걸핏하면 감정이 폭발하거나 시도 때도 없이 불안이

                       나 우울을 겪기도 하고, 늘 마음속이 텅 빈 듯 뿌리를 잃은 채 떠도
                       는 느낌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조금 뒤에 살펴보겠지만 부모화, 삼

                       각관계 등으로 융합된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라면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과 융합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그래서 대등한 관계를 맺기보
                       다는, 조금 문제가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대만 만나 한쪽이 한쪽

                       을 일방적으로 보살피고 베푸는 관계를 습관적으로 맺습니다. 일종

                       의 ‘패턴’이 생기는 것이죠. 내가 뭔가를 항상 줄 수 있고, 뭔가를 주
                       고 있기 때문에 관계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에게 통제권이

                       있어서 덜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자

                       기분화가 잘 안 된 경우에 어떤 문제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노’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십대 중반의 주부 K씨는 친구들이 모두 자기를 떠날까 봐 걱정

                       입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으면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





                                           1장. 나는 왜 항상 휘둘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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