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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의 유한한 자원을 명백히 지속 가능하지 않은 속도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기와 바다의 화학 조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
우리가 지구에 가하는 충격을 정량적으로 단순히 추산해봐도 교
훈을 얻을 수 있다. 한 동물의 기초대사율은 그 생명체가 쉬고 있을
때 소비하는 에너지의 합이다. 체온을 유지하고 생명을 관장하는
모든 체계를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데 드는 에너지의 총량이다. 성인
한 명의 경우 이 값은 하루에 약 100와트(W)다. 와트는 일률의 단위
로서, 에너지가 사용되는 비율이다. 살기 위해 인간은 100와트 전구
와 같은 비율로 에너지를 태워야 하는 것이다. 바퀴벌레부터 코끼리
까지 다른 동물들도 전부 에너지를 소비하고 각자의 기초대사율에
상응하는 쓰레기를 내놓는다.
하지만 인간은 특별히 영리하다. 우리는 편하게 이동하거나 장거
리 의사소통을 하거나 주변 온도를 바꾸거나 오락용 장난감을 만
들기 위해서도 에너지를 쓴다. 사실, 북아메리카 사람들은 수렵채
집 선조들처럼 100와트가 아니라 평균적으로 그 100배인 1만 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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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에너지를 쓴다. 기후학자 리처드 앨리Richard Alley 에 따르면, 우리
각자는 날마다 100와트를 소비하여 약 0.7킬로그램의 쓰레기를 배
출하는 농노農奴 100명을 부리는 셈이다. 따라서 각자 1년에 25, 000
킬로그램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이 쓰레기를 땅에 묻으려면 저마다
가로 3미터, 세로 3미터, 높이 2.7미터짜리 구덩이를 해마다 파야
한다.
앨리는 이런 ‘농노들’의 85퍼센트쯤은 지구가 몇억 년 동안 진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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