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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장한다는 전제 위에, 우리는 플러스섬(plus-sum) 게임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건 제로섬일 뿐이다.
분명 경제는 성장한다. 각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돈을 찍어내면서 통
화량이 늘어나고, 전 세계 부의 크기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문제
는 증가하는 부를 소수가 독점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99%의 사람들은 매번 동일한 파이를 가지고 싸울 수밖에 없다.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는 제로섬 게임의 시작이다. 지금 우리 2535
세대가 얼마나 힘든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5060세대라고 다르지 않
다. 남아 있는 몫을 놓고 세대 간 전쟁이 일어나기 때문에 모두가 힘들
어진다.
제로섬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는 것뿐이다.
그 사람 몫을 빼앗아 내 몫으로 돌릴 때 승자가 될 수 있다. 기업도 제
로섬 게임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하다 보니 중소기업
시장을 빼앗고 골목상권에까지 진출해 편의점을 세워가며 매출을 올
리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과거에 비하면 모든 사람이 풍족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재화가 있음에도 모두가 제로섬 게임의 틀에 갇혀 있다는 점이
다. 그 첫째 원인은 증가하는 부를 독점하여 플러스섬 게임을 제로섬
게임으로 만드는 상위 1%에 있고, 둘째 원인은 내가 쓸 양보다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너나없이 남의 몫까지 원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보자. 4층짜리 건물의 4층에 중소기업, 3층에 미용실, 2층
에 마사지 및 네일케어 숍, 1층에 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와 있다고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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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zero)를 플러스(plus)로 바꾸는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