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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들어가 재정의 사용처를 살펴보자. 대학 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으

                      로 충당하는데, 사용처는 상당 부분이 예비비나 부동산 관련 지출이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재단의 자산을 불릴 부동산
                      관련 예비비 편성 때문이라니….

                        결국 대학의 왜곡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높은 등록금

                      수준 유지는 불가피하고, 왜곡된 재정 지출을 개선할 생각은 전혀 없
                      다. 그저 우리나라보다 비싼 선진국의 명목 등록금과 비교하며 아직 우

                      리나라 등록금 수준은 감당 가능하다고 주장할 뿐이다.
                        7년. 한 달에 100만원씩 상환하여, 사립대 4년 등록금을 모두 상환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4년의 대학 교육이 우리의 출발선을 7년이

                      나 뒤로 돌려지게 만든다. 30대는 되어야 비로소 내가 번 돈을 내가 저
                      축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독립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취업에 성공했을 때 이야기다. 취업만 가지고 다시
                      한번 이야기하겠지만, 취업에 실패하거나 늦어질 경우, 우리는 시작부

                      터 신용불량자의 낙인이 찍힌다. 출발선이 뒤로 밀려나는 데 그치지 않

                      고, 출발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9만명. 학자금 대출이자를 연체하는 청춘의 숫자다. 막연하게 생각

                      하는 것보다 학자금 대출의 짐은 무겁다. 이자의 연체는 가산금리를 가

                      져오고, 빚이 빚을 부르며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우리가 투자를 이야기
                      할 때만 스노우볼(snowball, 눈덩이) 효과를 이야기할 게 아니다.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빚은 더한 스노우볼 효과를 보인다. 대학 때문에 시

                      작된 우리 청춘의 현실이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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