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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처럼 말이죠.

                         5만원권의 사례를 통해서도 그레셤의 법칙을 알 수 있습니다. 2009년

                       10만원 수표 발행 비용을 줄이고 거래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5만
                       원권 지폐가 발행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은행을 떠난 화폐 중 80%는 은
                       행으로 돌아오지만 5만원권은 예외입니다. 2014년 25.8%에서 2016년

                       51.6%로 5만원권의 환수율이 크게 늘었으나 여전히 다른 화폐에 비하면

                       낮은 수치입니다(2016년 1만원권 환수율은 111.3%). 환수율에 비해 5만원권 수
                       요가 많다보니 공급이 해마다 늘어 2009년 3,000만장이던 5만원권이

                       2016년에는 14억장 가까이 시중에 풀렸습니다. 이렇게 많은 5만원권은
                       모두 어디 있는 걸까요?

                         2011년에는 한 마늘밭에서 5만원권으로만 무려 110억원의 현금이 발
                       견되어 세상이 떠들썩했습니다. 이 돈이 불법 도박 수익금으로 밝혀지면
                       서, 5만원권이 탈세나 뇌물, 범죄에 사용되기 때문에 환수율이 낮다는 세

                       간의 소문을 뒷받침했죠. 범죄나 세금회피라는 반사회적 요인(악화)이 5만

                       원권(양화)을 내쫓고 있는 셈입니다.
                         그레셤의 법칙은 원래 경제용어지만, 요즘은 품질이 좋은 제품 대신 저
                       질 제품이 판을 치는 사회현상을 가리킬 때도 쓰입니다. 정품 소프트웨어

                       보다 복사한 프로그램이 더 많이 유통되는 현상, 기업 임원이 똑똑한 사

                       람 대신 멍청하고 말 잘 듣는 사람을 더 키워서 똑똑한 사람이 조직을 떠
                       나게 만드는 것, 석유를 주무기로 삼는 막강한 석유 메이저회사(엑슨모빌,
                       로열더치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 등)들이 전세계의 석유 장악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친환경자동차 출현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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