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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어. 그냥 해, 하고 아리스티포스는 말한다.
                          “인간은 고통을 통해서만 쾌락에 도달할 수 있다.” 변태성욕

                        자의 원조격인 사드 후작        Marquis de Sade 의 이 말에 동의한다면, 마
                        조히즘을 퍼뜨리는 일마저 ‘인생의 비결’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위험한 도발로 들리지 않는가. 하지만 이렇게까지 순수하게
                        쾌락 그 자체를 추구하는 아리스티포스의 쾌락주의를 향해 어

                        느 정도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단순히 “순수한 쾌락이야말
                        로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수준을 넘어 50퍼센트 쾌락주

                        의자 같은 게 정말 있을 수 있는지 우리에게 스스로 묻게 한다.
                        그런 게 정말 있다면 나머지 50퍼센트는 대체 뭘까? 쾌락을 추

                        구하지 못하는 겁쟁이?



                          아리스티포스가 존경하는 멘토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완
                        전히 벗어던지는 데엔 용기가 필요했다. 소크라테스는 올바르

                        고 선한 삶이 대책없는 야단법석보다 낫다고 믿었다. 아리스티
                        포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좀 독해져야 가능했을 일이긴 하다.

                        야사집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치에 관하여              On the Luxury of the Ancient
                        Greeks 》에서 설파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학자들 대부분

                        은 아리스티포스가 이 저작을 썼다고 믿지 않는다.) 《내셔널인
                        콰이어러    National Enquirer 》(선정적인 가십 기사로 유명한 미국 연예 주간지

                        : 옮긴이)풍의 이 역사서에서 아리스티포스는 플라톤이 소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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