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럿을 상대로 벌인 이런저런 야한 이야기를 신나게 쏟아놓는다.
플라톤의 애정행각은 선하고 정의로운 아테네 시민이 할 행동
이 아닌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윤리적 기준은 부분적으로
시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인생철학이라는 것도 그렇지 않
은가.
삶의 쾌락에 대한 지침을 줄 때도 아리스티포스는 에피쿠로
스식 쾌락주의의 전제를 송두리째 뒤집어엎는다. 에피쿠로스
가 욕구와 갈망을 억제해야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에서 쾌락을
최대로 얻을 수 있다고 하는 반면, 아리스티포스는 눈앞에 있
는 대상에 적극적으로 손을 대서 쾌락을 극대화할 것을 요구한
다. 쾌락의 궁전은 스스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리스티포스가 삶에서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해 채택한 방
법 중 하나는 ‘여행’이었다. 키레네(고대 리비아의 번영했던 도시 :
옮긴이)에서 태어난 아리스티포스는 이후 아테네와 로도스 섬
을 거쳐 키레네로 다시 돌아오는 긴 여행을 했다. 요즘으로 치
자면 유람선 세계여행 같은 것이다. 아테네에 있는 자택 테라
스에서 보이는 풍경이나 자신이 사랑한 아름다운 매춘부 라이
Lais
스 의 품이 지겨워지면 바로 짐을 꾸려 여행을 떠났다.
환경을 바꾸기 위해 아리스티포스가 취한 또 하나의 방법은
쇼핑이었다. 그는 분명히 사치를 즐긴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죽을 때 많이 갖고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식의 쾌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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