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스케이팅 선수,
소금쟁이
저는 어렸을 적 산골에서 살았어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한바탕 소낙비가 쏟아지면 옹달샘에 물이 제법 고이곤 했어요.
그때 어디서 날아왔는지 소금쟁이 몇 마리가 물 위에서 미끄럼 타며
놀고 있었지요. 손을 내밀어 잡으려 하면 스케이트 타듯이 쭈르륵
미끄러져 벌써 저만치 가 있곤 했어요. 길고 가느다란 다리가 딛고
선 물 위에는 보조개 여섯 개가 움푹 피어나요. 스케이팅 선수
소금쟁이들과 놀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곤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