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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창암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과거를 보았대. 아버지에게 양반의 신분
을 얻게 해 드리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합격했냐고? 음, 안타깝게도 불합격. 실력이 모자라서는 아니
고, 당시 과거 시험 제도가 부패했기 때문이었어. 돈과 권력이 있는 집안
에서만 합격자가 나오도록 미리 정해져 있었거든. 집안의 한을 풀
고자 했던 창암의 꿈은 그렇게 꺾이고 말았어.
과거에 떨어진 뒤, 기운이 빠져 있던 창암의 피를 다시 들끓게 해 준 것
이 있었어. 바로 그 무렵 거세게 불었던 동학의 물결이야. 창암은 ‘동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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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빈부귀천 에 차별 대우가 없다.’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아 동학을 따르기
시작했고, 곧 일정한 지역을 맡아 사람들을 이끄는 접주가 되었지.
이때 이름도 새 삶을 연다는 뜻으로 김창수로 바꾸었어. 나이 어린 김
창수는 ‘애기접주’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크게 활약했어. 이렇게 동학에 참여한 경
*동학
험은 나중에 그가 애국정신과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지.
그 뒤 명성 황후가 일본인의 손에 죽자
김창수는 의병이 되려고 만주로 건너갔어.
그러다 의병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다시 고향
나는 애기접주 빈부귀천 가난함과 부유함, 귀함과 천함을 모두 이르는 말
김창수다! 동학과 함께
백성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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