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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일본이 연합군에게 항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아, 일본의 항복! 이것은 내게는 기쁜 소식이었다기보다는 하늘이 무

                 너지는 듯한 일이었다.’

                    김구는 자신의 책 《백범일지》에 이렇게 기록했어.

                    일본이 전쟁에서 졌는데 좋아해야지 왜 그러냐고?                               음, 물론 일

                 본이 항복한 것은 우리에게 더없이 기쁜 일이기는 했어. 이제 일본의 지배


                 에서 벗어나는 거니까. 하지만 문제는 일본의 항복을 우리 힘으로 이끌어

                 낸 게 아니라는 거였어. 그러다 보니 비록 일본에게서 벗어났지만 또 다른

                 강대국들이 우리나라에 간섭할 빌미가 생겼지. 만일 우리 힘으로 일본을

                 몰아냈다면 우리 역사가 우리 민족의 뜻대로 나아갔을 텐데…….

                    어쨌든 김구를 비롯한 대한민국 임시 정부 사람들은 조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어. 아, 그럼 임시 정부가 대한민국 정식 정부가 됐냐


                 고?         아니, 우리나라를 점령한 연합군은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인

                 정하지 않았어. 38선을 기준으로 한반도 북쪽에는 소련군이, 남쪽에는 미

                 군이 들어와 머무르면서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

                 하려 했지. 어째 심상치 않네.

                                                  

                    1945년 12월,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미국, 영국, 소련의 세 나라


                 가 모여 한반도 문제를 의논했어. 이때 미국은 한반도를 5년간 신탁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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