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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는 예전 일들을 떠올리면서 스마트폰을 손에 집
               어 든다. 인스타그램을 열자 ‘피드를 새로 고칠 수 없습니

               다’라는 에러 메시지가 떴다. 카페 도도를 소개한 글에 가

               게 안의 통신 상태가 좋지 않다고 적혀 있던 걸 떠올리며
               요즘 세상에 진짜로 그런 장소가 있구나, 하고 묘하게 감

               동한다.

                 도예 교실 동료들끼리 그룹 전시회를 열자는 이야기가
               나온 게 언제였더라. 헤아려보니 4년도 전의 일이다. 그 사

               이 세상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도예 교실도 무기한 휴강에
               들어갔고 미도리가 정직원으로 근무했던 음식점도 근근

               이 버티다가 딱 1년 전에 마치 숨통이 끊어지듯 폐업하고
               말았다. 동갑내기 남편과 이혼한 것도 그 시기와 겹친다.

               정직원을 뽑는 음식점 구인은 별로 없었고 그 밖의 직종은

               대부분 유경험자를 원했다. 구직활동은 생각대로 진행되
               지 않았다. 헤어진 남편과는 가구와 저축을 절반씩 나누었

               을 뿐 서로 위자료 지급 같은 건 요구하지 않았다. 살고 있

               던 임대아파트에서 그가 나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정리되
               었다.

                 지금은 얼마 안 되는 퇴직금에 저축한 돈과 실업급여로
               그럭저럭 생활하고 있다. 실업자 처지에 여유롭게 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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