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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가 떨어진 것도 기회 요인이었다. 이때 제대로 된 잡지를 만든

               다면 혼자만 도드라져 보일 수 있지 않겠는가.
                 결국 모노클은 다른 잡지와 거꾸로 갔다. 책 같은 두꺼운 잡지를 만

               들었다. 모노클만이 취재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했다. 세

               계 각국에서 협업하는 파트너의 수를 대거 확보했다. 다른 언론사처
               럼 뉴스 에이전시의 사진을 가져다 쓰지 않았다. 오직 모노클이 직접

               찍은 사진만 실었다. 타협은 없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는 당당하게 대가를 요구했다. 한 번도 무료로

               배포하지 않았다. 심지어 정기 구독자에게는 돈을 더 받았다. 다른 잡

               지들은 정기 구독을 하면 구독료를 적어도 50% 이상 할인해주고 사은
               품까지 얹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도 모노클은 만용(?)을 부렸다.

               모노클은 그럴듯한 명분을 달았다.

                 ‘정기 구독자가 장기 발령 등의 이유로 다른 나라로 거처를 옮기더
               라도 원래의 비용으로 모노클을 보내줍니다.’

                 유니클로를 설립한 야나이 다다시는 “사양 산업은 없고, 사양 기업

               만 있을 뿐”이라는 말을 남겼다. <모노클>은 사양 산업에서 홀로 잘
               팔리는 오프라인 잡지가 됐다. 그것도 정가에.

                 그들은 다른 잡지를 따라 하는 일도 경계했다. 한때 대부분의 잡지
               사가 내건 구호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였다. 이들에게 디지털은 신앙

               이었다.

                 “이제는 디지털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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