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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느끼기에도 뭔가가 확연하게 ‘이상할’ 때 말이다. 대체로

               뇌세포에 중등도나 중증의 심각한 손상이 생긴 뒤다. 나는

               그보다 훨씬 일찍 병을 발견했다. 일찌감치 이 병을 찾고 있
               었기 때문이다. 나는 순전히 운 좋게 나의 어떤 유전 정보를

               알게 됐고 이를 계기로 임상 검사에 돌입했다. 알츠하이머병
               에 걸렸으니 내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에 병을 발견한 건 정말이지 큰 행운이었다. 그 덕에 임
               상시험과 혁신적인 치료법들을 경험하며 최첨단 의료 혜택

               을 누렸기 때문이다. 병을 시기적절하게 발견함으로써 상황

               이 흘러갈 경로가 크게 바뀐 셈이다. 또한 나는 알츠하이머
               병 환자뿐 아니라 전반적인 뇌 건강과 신경 회복탄력성neural

               resilience에도 유익하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식단과 운동, 사
               회적 활동 및 지적 활동을 선택하며 생활습관도 바꿨다. 그

               과정에서 자연 자체가 이 여정의 공명정대한 안내자라는 걸
               알게 됐다. 가장 정교한 기술로 바라본 세포 속 자연이든 산

               책길에 디딘 땅이든 강에서 마주한 물살의 흐름이든, 어디에

               서나 가르침이 솟아났다. 이렇게 과학자이자 의사로서 내가
               얻은 구명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는

               병이 거의 티가 나지 않거나 아주 가벼운 인지 손상만 나타
               난다. 그러다 보니 초기 단계만 연구하는 일부 신경과학자와





               들어가며: 삶의 의미를 끝까지 지키기 위하여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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