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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으로 흘러갔고, 그쯤 되자 모두가 나서서 말려야 했다.
“재희, 넌?”
엄마는 새로운 먹잇감을 발견한 듯 눈을 빛내며 물었다.
이모는 엄마가 가장 부러워하는 직장인이다. 주말은 쉬고,
며칠씩 휴가를 낼 수 있고, 4대 보험과 정년이 보장되는. 하
지만 이모 역시 엄마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지 못했다.
이모는 대뜸 핸드폰으로 기사 하나를 검색해 보여 줬다.
기사 제목은 ‘초강력 태풍, 한반도 강타 예정’. 그 자리에 있
던 모두가 짠 것처럼 “아.”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아마 곧 비상근무 들어갈 것 같아.”
이모가 일하는 곳은 시설 관리 공단이고, 담당 구역은 빗
물 펌프장이다. 그건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출근해야 할
판에 일주일이나 휴가를 낼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이모는 태풍이 아니어도 당장 내일 쉴 수는 없었을 거라고,
미리 말을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툴툴댔다. 하지만 목소
리가 너무 작아서 엄마에게는 닿지 않았다.
“그럼…….”
세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가 떴다.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뒤엉키는 와중에도 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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