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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웬 키 큰 남자가 베란다 난간에 걸터앉아 방 안에 있
                   는 미이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미이나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꺄악!”
                     남자는 머리카락과 수염이 새빨간 딸기색이었고, 마술

                   사처럼 실크해트와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얼핏 봐도 뭔
                   가 수상했다.

                     ‘여기는 아파트 8층인데 대체 어떻게 올라왔을까? 아
                   차, 방충망은 닫아 놨지만 창문을 잠그지 않았어!’

                     당장이라도 그 남자가 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올 것

                   같았다. 심장이 마구 뛰어서 미이나는 그 자리에 풀썩 주
                   저앉았다. 공포로 하얗게 질린 미이나에게 남자는 정중한

                   태도로 인사했다.

                     “어이쿠, 놀라게 해 죄송합니다. 틀림없이 수상하게 보
                   일 테지요. 아가씨를 다치게 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습

                   니다. 함부로 방에 들어가지 않을 테니 부디 안심하시고
                   제 얘기를 들어 주시지요. 애초에 제가 여기를 찾아온 것

                   은 아가씨께서 우리 체험 티켓을 갖고 계시기 때문입니
                   다. 저는 그 티켓이 이끄는 대로 온 것뿐입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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