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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봐 수련회에 가기 싫다고 한 모양이야. 하지만 이런 단
                     체 활동은 학생 평가에 반영되잖아. 그래서 부모님이 좋

                     은 중학교에 들어가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수련회에

                     가야 한다고 설득해서 어쩔 수 없이 왔대.”
                       가린이 키득거리며 심술궂게 웃었다.

                       고토미는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두 자리 뒤에 나카무
                     라 도모미가 앉아 있었다. 도모미는 얌전한 모범생으로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지금도 아무하고도 이
                     야기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런데 도모미의 얼굴색이 안 좋았다. 분명히 오늘 밤

                     잘 때 몸부림을 칠까 봐 걱정하는 게 틀림없었다.
                       고토미는 괜히 신이 났다. 새침데기 같은 도모미한테

                     그런 약점이 있다니 고소했다. 고토미는 일부러 목소리를

                     조금 높이며 말했다.
                       “너무하네. 5학년이나 됐는데 몸부림치면서 자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맞아, 맞아. 크큭.”

                       “무슨 일인데 웃고 그래? 고토미, 나도 같이 좀 웃자.”
                       “실은 말이야…….”






                                                                제로 젤리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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