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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을 막아주는 이점도 있었다. 서머스는 한 단락이라도 잘못 읽으면
부모님이 돌아가신다고 생각했다. 57
뇌손상과 읽기장벽
이제 머리손상, 질병, 뇌졸중 같은 문제 때문에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된 사
람을 살펴보자. 철학자 카트린 말라부 Catherine Malabou 는 이런 문제에서 살
아남은 사람들은 ‘새로운 부상자 the new wounded ’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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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력이 평생 지속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뇌졸중을 겪은 다음 책 페이
지에 얹힌 단어가 뒤죽박죽 보이는 독자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상해 insult ’는 뇌손상을 임상적으로 가리키는 말이지만 모욕이라는 뜻도
있다. 신경질환이 있다면 이 절묘한 진실을 곧바로 실감하게 된다. 뇌혈
관 문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언어능력, 이동성, 인지능력과 함께 해독능력
을 앗아간다. 문해력은 이런 상실을 조금도 막아주지 못한다. 조 토치오 Joe
Torchio 도 같은 이유로 읽기를 포기했다. 그는 “공원에서 비둘기 떼가 휙
날아가듯 단어가 눈앞에서 흩어져” 한 문장도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 59
아무리 뛰어난 독자라도 뇌 외상에는 취약하다. 예를 들어 로버트 매
크럼 Robert McCrum 이 42세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치료받는 동안 파버앤
파버출판사에서 그가 쌓았던 경력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편집자였지만 회복하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
들어가며: 감춰졌던 ‘읽기’의 세계를 찾아서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