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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비밀스러운 느낌입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숲속 부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카

           페 도도의 숲에는 단풍나무나 느릅나무가 든든하게 심어

           져 있습니다. 곧게 뻗은 나뭇가지에 무성한 잎들 사이로
           밝은 햇살이 카페 도도의 정원까지 쭉 내비치곤 하지요.

             소로리, 라고 하는 이 카페의 주인장은 로스팅 가게에서

           방금 가져온 커피 원두를 크라프트 종이 꾸러미에서 녹색
           캔으로 옮겨놓는 참입니다. 코끝에 머무는 깊고 향긋한 커

           피 향기가 몸속에 감돌게끔 깊이 숨을 들이마십니다.
             “향기롭다…….”

             마치 무슨 선고라도 내리듯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리
           더니, 자신이 내린 판단이 적절하기 그지없음을 확신한다

           는 걸 보여주기 위해 힘차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쓴맛은 강하게 하지만 산미는 조금만.’
             특별히 주문한 블렌딩 원두를 받아서 메뉴에 맞춰 우선

           굵게 갈아놓습니다. 원두의 종류와 산지는 물론 로스팅의

           정도에 따라서도 커피 맛이 크게 달라지니까요. 품종이 같
           다고 해서 커피 맛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거기다 블렌딩

           까지 더해지면 그 카페만의 색과 향이 드러나거든요.
             소로리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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