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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항해하는 작은 배 혹은 물 위로 올라오는 잠수함에 가

깝다. 내 스스로 배를 조종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 배의 항로

는 바람과 해류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의식과 무의식을 생

각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의식적인 자아와 무의식적인 자아는 일종의 같은

현상이기 때문에 이것은 잘못된 은유다. 잠수함은 바다와 분

리된 것이 아니라 바다의 일부다. 의식적인 자아와 무의식적

자아는 같은 물질—860억 개의 신경세포의 전기화학 활동—

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의식적이자 무의식적인 자아다. 그 둘
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심리학자와 철학자들은 자아의 감각을 환상이라고 말하길

좋아한다. 나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잠시 철학을 공부한 끝

에 결국 실용적인 의학의 세계로 넘어갔지만 적어도 1년 동안

철학을 공부하면서 ‘모든 것은 당신이 의미하는 바에 달려 있
다’라는 말의 중요성을 배웠다. ‘자아self’라는 단어는 정의하

기 쉽지 않지만 ‘착각illusion’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보이는 것

과는 다른 무언가를 의미한다. 나는 자아의 의미에 대해 어렵

고 복잡하게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점점 뇌가 줄어들면서 내

가 무엇을 잃어가는지 모른다는 사실은 잘 안다. 현실이 그런

데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를 대체 어떻게 비교할 수 있단 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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