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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너무 바빠서 작품을 쓸 시간도 없었겠지요.
             이렇게 말하는 저 역시 좌천당한 덕분에 더 많이 독서하고 더

           자주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을 돌며 유명한 신사들을 샅샅

           이 둘러보는 경험도 그때 할 수 있었지요.





                      불필요한 고뇌를 없애준 단테의 한마디



             좌천당한 사람이 다수파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

           다. 왜냐하면 인간 사회는 기본적으로 피라미드 구조이기 때문
           입니다. 어떤 나라든 기업이든 조직이든 간에 최고 위치까지 올

           라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은 중간에 탈락합니다.

           역사 전체를 봐도 이것이 인간 세상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지금의 회사원도 예외가 아닙니다. 좌천당하지 않고 평생 회

           사원으로 살다가 정년을 맞이한 사람은 단지 운이 좋았던 것뿐
           입니다. 대부분은 좌천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장이 되는

           사람 이외에는 모두 어느 단계에선가 좌천당하는 셈입니다. 그

           러니 좌천당했다고 특별히 불행한 일도, 부끄러운 일도 아닙
           니다.

             그래서 저는 자회사로 좌천됐을 때 나 역시 다수파였다는 것

           을 알았을 뿐, 딱히 불행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18                                           인생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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