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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다. 이 드라마에서는 뇌세포를 ‘사랑세포’ ‘이성세포’ ‘작가세포’

               ‘불안세포’ ‘판사세포’ 등으로 다양하게 의인화해서 상황에 따라 변하

               는 주인공 유미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여기에 더해 귀여
               운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세포들 덕분에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마지막

               회까지 재미있게 봤다. 뇌세포가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세상이

               라니, 생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감개가 무량하다. 하지만 드라마

               에 나오는 세포들처럼 특정 감정이나 행동을 담당하는 개별 뇌세포는

               없다. 각각의 기능은 수많은 뇌세포가 네트워크를 이룬 결과다. 작가의
               창의적 설정에 까탈스럽게 시비를 거는 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말하

               자면 그렇다는 뜻이다. 그러니 〈유미의 세포들〉의 상상력을 토대로 해

               서 한층 재미있게 세포 여행을 해보자.
                 뇌는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다. 중추신경계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감

               각기관에서 전달받은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고 분석해서 신체 각 부분

               에 명령을 내리고 기능을 조절한다. 중추신경계에서 뻗어 나와 온몸에

               퍼져 있는 말초신경계는 그 기능에 따라 체성신경계와 자율신경계로

               나눈다. 자극 정보를 중추신경계로 전달하고, 이에 대한 명령을 해당
               반응기에 보내는 체성신경계는 12쌍의 뇌신경과 31쌍의 척수신경으

               로 이루어져 있다. 자율신경계는 대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보통 대뇌, 소뇌, 중뇌(중간뇌), 간뇌(사이뇌), 숨뇌(연수)

               로 구분한다. 그리고 중뇌와 간뇌, 숨뇌를 합쳐 ‘뇌줄기 brain stem(뇌간)’
               라고 한다. 숨뇌와 이어져 척추 속으로 뻗어 있는 척수는 뇌와 말초신

               경계를 연결한다. 말하자면 몸에서 뇌로, 뇌에서 몸으로 오가는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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