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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행동의 조직화: 신경심리학적 이론  The Organization of Behavior: A

                    Neuropsychological Theory》 에서, 뉴런이 서로 연결된다는 가설을 기반으

                    로 “기억은 신경세포 시냅스에 저장되며 학습을 통한 시냅스 변화가
                    기억의 물리적 실체다”라고 제안했다. 학계에서는 이 가설을 유력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기술적 한계 때문에 실험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

                    다가 2018년 한국 연구진이 돌파구를 열었다.          2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와 그 연구진은 먼저 뉴런 하나에 연결된 수

                    천 개의 시냅스를 종류별로 구분하는 기술을 개발해서 실험용 쥐의 해
                    마에 적용했다. 양쪽 측두엽에 있는 해마는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

                    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위다. 이 실험에서는 학습이 일어나는 동안

                    몇몇 시냅스에 특이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관찰됐다. 아울러 강렬한
                    기억일수록 더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이 시냅스들이

                    기억 저장소임을 확인했다.

                      물질적 성분으로만 보면 뇌는 머리뼈로 둘러싸인 약 1.4킬로그램

                    의 지방과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포 수준에서 살펴보

                    면 자그마치 1,000억 개에 달하는 신경세포(뉴런)가 100조 개가 넘
                    는 연결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연결망을 지도로 연결한 것이 커넥

                    톰  connectome이다. 2003년에 ‘인간게놈프로젝트(이하 HGP)’를 완

                    료한 인류는 2009년에 또 다른 야심작 ‘인간커넥톰프로젝트  Human

                    Connectome Project, HCP’를 시작했다. 3
                      HCP는 말 그대로 인간의 커넥톰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로 2018년

                    11월 16일에 공식적으로 일단락되었다. HCP는 기본적으로 뇌 활동






                                                        I. 생명시스템의 시간을 되돌려라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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