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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맥락이 그 남자의 망상에 영향을 끼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에이즈 확산에 책임이 있으며, 사람들은 그 영상을 보기만

              해도 에이즈에 걸리고 말 것이라고 확신했다.
                몇 달이 지나 그는 (전기충격요법을 포함한 치료로) 회복했고,

              드카르발류는 완치된 남자와 함께 그 영상을 보았다. 12분 분량의
              동영상이 끝나자 남자는 드카르발류 쪽으로 몸을 돌려 말했다.

                “음, 이거 아주 흥미롭네요. 근데 이 사람 누구예요?”

                드카르발류는 그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이죠.”

                드카르발류가 남자에게 말했다.
                “아뇨, 내가 아닌데요.”

                드카르발류는 남자를 설득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곧바

              로 깨달았다. 그는 이제 코타르증후군의 어둠 속에 빠져 있던 그
              남자가 아니었다.

                정신의학자들은 코타르증후군 환자들이 그렇게 심각한 우울장
              애로 고통받으면서도 왜 자살을 시도하지 않는지 의아해한다. 이

              것은 환자들이 마치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놀라 도로 위에 멈

              춰버린 사슴들처럼 어떤 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이기도 하다. 하지만 드카르발류는 그들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

              기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미 죽었는데 더 이상 어떻게 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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