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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인지 판단할 때 그가 흑인이라

                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노예제도와 짐 크로 법Jim Crow laws(공공장소에서 흑인

                과 백인의 분리와 차별을 규정한 법–옮긴이)으로 얼룩졌던 이 나라가 드

                디어 피부색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을 그만둔 것처럼 보였다. 이는
                인종주의가 미국에서 사라지기 직전이라는 인상을 줬다. 사실 몇몇

                권위자는 미국인이 탈인종사회를 살고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3
                   2012년 나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었다. 삶의 의미는

                찾기 어려웠고 몸담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사라진 지 오래였
                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21세기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에 마음을 쓰는지쯤은 아주 잘 알고 있다는 자만에 가까운 자신

                감이 있었다. 인종적 편견이라는 문제에서 나 역시 내가 읽은 심리
                학과 정치학 관련 저술들을 기반으로 노골적인 인종주의는 대부분

                미국 최남동부에 사는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층 같은 소수의 미국인
                에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를 발견했다.
                   대대적인 광고도 없이 공개된 구글 트렌드라는 도구는 특정 단

                어나 문구가 다른 시간, 다른 지역에서 얼마나 자주 검색됐는지를

                사용자들에게 알려준다. 구글 트렌드는 재미 삼아 이용해보는 도구
                로 홍보됐다. 어떤 유명인이 가장 인기 있는지, 어떤 패션이 갑자기

                뜨고 있는지 친구들끼리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해주는 용도였다. 초
                기 버전에는 사람들은 “당신이 이 데이터로 박사 논문을 쓰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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