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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2월 14일 치러진 마지막 공판에서 안 의사에게 사형이 언도됐다. 주변의 권유
에도 그는 상고하지 않았고, 1910년 3월 26일 “이토 처단은 동양의 평화를 위해 결행한 것
이므로 앞으로 한일 두 나라가 화합하여 서로의 평화에 이바지하기 바란다”라는 말을 남
기고 순국했다.
내가 이토의 열다섯 죄를 하나하나 나열하며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책’이라고 말한 이
유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이라면 이 15개 항목을 마치 책의 목차처럼 새기며 읽어
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삶을 보라. 때로 책은 종이가 아닌 한 사람의 ‘삶의 엮
음’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러시아와 회담: 일본 대표 이토 히로부미가 미국 및 유럽 열강의 만주 간섭에 대항해 러시아 대장대신(大藏大臣) 코코
프체프(Kokovtsev,V.N.)와 만난 회담.
**뤼순: 안중근 의사가 감금되어 재판을 받았던 곳의 지명. 한국어로 여순(旅顺)이며 현재의 중국 뤼순커우구에 해당한다.
*** 일본 메이지 천황의 아버지인 고메이 태천황을 죽인 죄: 일본의 메이지유신파가 1866년 유신에 비협조 적인 고메이
천황을 살해했고, 뒤이어 등극한 어린 메이지 천황을 이용해 유신을 펼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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