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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느끼는지 !
융이 ‘자아’와 구별되는 ‘자기 Self ’라는 용어를 사용
한 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신비로운 사실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신과 마찬가지로 자기는 근본적
으로 알 수 없는 존재다. 자기는 어떤 대상이나 목표가 아
니라 행동이자 과정이다. 제러드 맨리 홉킨스Gerard Manley
Hopkins는 이를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라지는 모든 존재가 똑같이 하는 한 가지가 있
으니
자신 안에 사는 제 존재를 나눠주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간다. “나 자신”이라고 말하고
쓴다.
내가 하는 행동이 곧 나이며, 내가 온 이유라 외치
며. 1
자기란 생명체가 가진 합목적성, 최대한 온전히 그
형태를 갖춘다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다. 꽃이 활짝
피어나려면 뿌리와 줄기가 받쳐줘야 하는 것처럼 ‘자기’
로 통합된 생명체는 뿌리, 줄기, 꽃, 수술과 암술 등의 다
양한 부분을 통해 표현된다. 신체, 정서, 인지, 증상, 꿈에
등장하는 이미지 등을 통해 자기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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