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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종양이 암일 수도 있잖아요, 아닌가요?”
마지못해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나는 수술 중간에 동결
절편(수술 도중 신체 조직의 일부를 떼어낸 뒤 동결시킨 것 - 옮긴이)을 병리과로
보낼 것이다. 병리과 의사가 동결 절편을 살펴보고 종양이 암, 즉
악성 종양이 아니라고 하면 나는 종양을 몽땅 들어내려 애쓰지 않
아도 된다. 종양이 종자세포종(난자나 정자를 만드는 종자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 난소와 정소뿐 아니라 송과체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 옮긴이)이라고 밝혀지
면 제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종자세포종은 방사선요법으로도
없앨 수 있으므로.
“그러니까 그게 암도 아니고 종자세포종도 아니면 수술은 걱
정할 게 없군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목소리는 자신 없이 차츰 가늘어졌다. 나
는 그녀를 겁먹게 하고 싶지 않아서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말했다.
“그렇습니다. 전부 들어내려 하지만 않으면 덜 위험하죠.”
그들과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눈 뒤 잘 자라는 인사를 남기고 집
으로 돌아왔다.
프랑스 외과 의사의
명언
다음 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나는 지난
주에 수술한 젊은 여성을 생각하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경
모든 외과 의사의 마음 한구석엔 공동묘지가 있다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