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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수술함으로써 전극으로 뇌를 자극했을 때 ‘중요기능구역’이 잘
움직이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또한 마취과 의사를 통해
수술 도중 내가 환자에게 손상을 주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도 있다. 예를 들어 뇌보다 훨씬 더 다치기 쉬운 척수를 수술하는
경우, 유발전위라는 전기 자극법을 써서 환자에게 마비를 일으키
기 직전인지 아닌지를 세심하게 체크할 수 있다. 이렇게 기술이 발
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외과 수술은 여전히 위험하다. 결
국 수술은 의사의 손끝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의사의 솜씨와 경험
이 여전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에
적절한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다. 병이 있
어도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내버려두고 아예 수술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이후의 환자 상태는 운에 맡겨
야 한다. 경험이 늘어날수록 운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그 남자의
불면증
송과체는 뇌 한가운데 있는 내분비기관
으로 사람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을 만드는 곳이다. 17
세기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마음과 뇌가 완전히 다른 각각의 독립
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송과체에서 물질적인 뇌와 비물질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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