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댔답니다.
지역은 별 고민없이 먼저 결혼한 친구가 사는 동네로 정했습니다. 익숙한
동네를 벗어날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요. 명동에 위치한 회사까지 출근해야
하니 지하철이 가까운 것도 조건이었습니다. 다른 지역은 둘러보지도 않고,
한 동네 물건만 서너 곳 보고 신혼집을 골랐습니다. 제가 선택한 첫 집은 2층
짜리 다가구건물의 1층 왼쪽 집이었습니다.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가 20
만원. 예나 지금이나 다가구건물의 셋집은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당시에는 열심히 저축하면 집을 늘려갈 수 있었습니다. 금리가 높았거든
요. 그런데 전세 2년 차에 IMF가 터졌습니다. 이 시기에 부동산도 크게 흔들
려 전월세 가격이 크게 하락했지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전세로나마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두 번째 전셋집은 오래된 아파트였습니다.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오래된
집이라 창문은 덜컹거리고, 네 식구가 살기에 13평은 숨 막힐 듯 좁았습니다.
둘째가 막 태어난 때였는데, 두 아이를 데리고 4층까지 걸어 올라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지요. 혼자서는 한 번에 두 아이를 데리고 올라갈 수가 없어
서 한 아이씩 데리고 올라가느라 계단을 두 번 오르내려야 했습니다. 엘리베
이터가 없는 4층에 산다는 건 아기엄마에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인수네, 이 집 1억에 샀다더라.”
어느 날, 건너 아는 사람이 우리 아파트를 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낡은
저층 아파트에서 힘들게 생활하던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집을 가질
생각이 전혀 없는 임차인의 위치였던 저는 그저 4층이 아닌 2층으로 이사하
18 CHAPTER 1
천만원부동산투자_책.indb 18 2022. 6. 19. 오후 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