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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서문



               스타트업에서 일한 초창기 몇 년은 근무 시간이 아주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
               도 높은 업무로 짧은 기간에 개인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롤러코스터처럼 심한 감

               정 기복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우리 팀의 업무 시간은 주당 60시간 이하로 내
               려온 적이 거의 없었고, 몇 달간 주당 70~80시간씩 근무하며 고생한 때도 있었다.
               평일에는 사무실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팀원들과 의논하며 점심시간을 보냈다. 저
               녁을 먹은 후에도 집에서 계속 일하거나, 자정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곤 했다. 휴일
               에 가족을 찾아가 만날 때도 짬을 내서 노트북으로 코딩하고 이메일에 답장을 보
               냈다.

               스타트업이란 강력한 경쟁자와 맞붙어야 하는 도전자 같은 존재다. 더 열심히 일해
               야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고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도 높일 수 있다. 나 역시 그렇
               게 생각했다.

               하지만 몇 가지 경험으로 이 가정을 재고할 수밖에 없었다. 맞춤형 분석 모듈을
               2주에 걸쳐 만들었는데 고객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콘텐츠 품질 개선용
               도구를 출시하기 몇 달 전부터 수정에 수정을 거쳐 완벽하게 완성했지만 사용자에
               게 선택받지 못했을 때, 주간 트래픽 폭증이 일어날 때마다 매번 추가 서버를 작동
               하고 해제하는 몇 시간짜리 작업을 해야 했을 때,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 등반 중
               에 고객의 분석 보고서 생성 시스템이 고장 났으니 봐줄 수 있겠느냐는 문자 메시
               지를 받았을 때 같은 경험이다.

               의미 있는 효과를 내고 싶은 마음에 오랜 시간 일했지만,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
               다. 주당 70~80시간 근무하는 것이 정말로 스타트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가장 효
               과적인 방법일까? 의도는 좋지만 더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은 없을까? 수고는 줄이

               고 똑같은 효과를, 또는 더 큰 효과를 낼 수는 없을까?
               이후 몇 년에 걸쳐, 더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이 생산량을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근무 시간이 너무 길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번아
               웃을 경험하게 된다. 과로로 지친 개발자가 저지른 실수를 바로잡느라 생산량이 마
               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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