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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지요.”
베니코는 눈을 가늘게 떴다.
“……만약 그 연구소인지 뭔지가 정말로 우리 〈전천
당〉이 하는 일에 참견하는 거라면……, 그리고 그게 절
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때는 이 베니코도 가만있
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사옵니다. 뭐, 웬만한 일이라면 짓궂은 장난쯤으로 여
기고 눈감아 줄 수도 있고요.”
그렇게 말하고서 베니코는 허리를 살짝 숙여 여행용
가방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 틈을 타 검은 고양이 스미마
루가 베니코의 어깨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이런, 스미마루. 이번에는 스미마루에게 가게를 지켜
달라고 부탁드릴 참이었습니다만…… 표정을 보아하니
저랑 같이 가실 생각인가 보군요. 어쩔 수 없지요. 그럼
같이 가 보실까요?”
베니코는 스미마루의 턱을 살살 간질여 주고는 마네
키네코들을 돌아보았다.
“그럼 가게를 잘 지켜 주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
기러기〉를 보내시고요.”
프롤로그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