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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화폐’의 반열에 올랐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대체 지급 수단’에 더 가깝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지급 수단이 있
                  는데, 현찰(법정화폐)이 ‘최종 지급 수단’이다. 물건을 판 이후 현찰을

                  지급받으면, 거래가 최종적으로 종결된다. 더는 다른 지급 수단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현찰은 아니지만, 물건을 거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지급 수단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수표, 신용

                  카드, 상품권, 기업어음 등이다. 이런 지급 수단들을 이용해도 물건

                  을 살 수 있다. 실물 시장에서 수표로 상업 거래가 성사되는 이유는

                  수표를 받은 사람이 훗날 최종 지급 수단인 현찰로 교환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종 지급 수단인 현찰로 전환
                  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는 물리적 형태를 띤 지급 수단들을 ‘대

                  체 지급 수단’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일부 암호화폐로 상품

                  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대체 지급 수단 기능을 하는 수준이다. 사회
                  적으로 비트코인은 최종 지급 수단인 현찰을 대체하는 지위를 얻지

                  못했다.

                    둘째, 대체 지급 수단 중에서도 현찰 보장성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

                  문이다. 예를 들어 10만 원짜리 수표를 최종 지급 수단인 현찰로 전
                  환하려고 한다면, 오늘, 내일, 1년 후에도 수표에 찍힌 액면가를 보

                  장받을 수 있다(물론 인플레이션 효과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액면가에 대응하

                  는 현찰 자체의 가치는 낮아진다). ‘현찰 교환 비율’에 변동성이 없다는 얘

                  기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시간에 따라서 현찰 교환 비율이 매우 크




                  제1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의 현주소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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